최근 대기업과 중견기업 인사담당자들 사이에서 빠지지 않고 회자되는 주제가 있다. 바로 ‘MZ세대의 퇴사 방식’이다. 퇴사는 개인의 선택이고 자유지만, 문제는 그 방식에서 조직과의 기본적인 예의, 프로페셔널리즘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조직 내 책임감 부족과 마찰을 불러일으키는 일부 사례는 HR담당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요즘 MZ세대 직원 중 일부가 보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퇴사 과정에 대해 살펴보고, 기업과 조직 문화에 주는 함의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본다.
1. “갑자기요?” 말 한마디로 시작되는 급작스러운 사직 의사
퇴사의 시작은 보통 상사에게 구두로 사직 의사를 밝히는 단계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생략되거나, 단톡방 메시지 한 줄, 또는 갑작스러운 메일 한 통으로 퇴사를 통보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는 일정도 조율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사직 날짜를 지정하고 사직서를 제출하는 상황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업무 연속성과 팀워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문제는 본인은 ‘내 자유니까’라고 생각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팀 전체가 고통을 분담하게 된다는 점이다.
2. 퇴사 통보 이후 업무 태도 급격히 변화
사직 의사를 밝힌 이후, 일부 직원들은 공공연히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다. 시간 엄수는커녕 지각, 조퇴, 병가 빈도가 잦아지고, 업무보고는 대충 넘어가는 일이 늘어난다. 명확한 마감기한이 있음에도 “어차피 내가 떠날 회사”라는 심리가 작용해 책임감이 현저히 떨어지는 업무 태도를 보이게 된다.
물론 정리 기간 동안 신속하게 정리하고 인수인계를 깔끔히 마무리하는 직원들도 많다. 하지만 문제는 '자신은 이미 회사를 떠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진 채 회사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사례가 생각보다 적지 않다는 것이다.
3. 형식적인 인수인계 혹은 아예 없는 경우
업무 인수인계는 퇴사 시 가장 중요한 절차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에는 인수인계 자료가 매우 형식적이거나, 아예 인계 자체를 ‘내일 드릴게요’만 반복하다 끝내 미제출 상태로 퇴사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결국 남은 동료들은 수많은 업무를 다시 분석하고, 고객 대응도 다시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조직의 업무 흐름에 큰 혼란을 주고, 일부 경우 계약 손실이나 업무 지연 같은 실질적 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4. 퇴사 당일 무단결근
가장 극단적인 사례는 퇴사 당일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다. 인사서류나 장비 반납, 보안 절차를 위해 회사에서 반드시 퇴사 당일에 만나야 하는데, “그냥 퇴사일이니까요”라며 무단결근을 택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는 업무용 노트북이나 사원증, 법인카드를 반납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 이 경우, HR담당자는 해당 직원을 직접 찾아가야 하거나 내용증명을 보내는 법적 절차까지 진행해야 하는 상황으로 번지기도 한다.
5. 퇴사 이후 ‘직장 리뷰’로 분풀이
요즘에는 잡플래닛, 블라인드 같은 채용 플랫폼에 퇴사 후 회사에 대한 리뷰를 남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물론 정당한 비판과 경험 공유는 의미 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퇴사 당시 성실히 업무를 마무리하지 않은 직원이 퇴사 후 온라인에 과장되거나 일방적인 비방성 글을 올리는 경우, 이는 남은 직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회사의 명성, 채용, 브랜드 이미지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측에서는 이를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조직과 개인 모두의 책임
물론 모든 MZ세대가 위와 같은 방식으로 퇴사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는 충분한 예고와 인수인계를 하고, 마지막 날까지 책임감 있게 업무를 수행하며 퇴사 절차를 마무리한다.
그러나 일부 사례에서 나타나는 개인의 ‘자유’만 강조된 비상식적 퇴사 방식은 조직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
퇴사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마지막 모습이 곧 커리어의 인상으로 남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조직 역시 MZ세대의 가치관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이해하고, 더 유연하고 상호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퇴사는 ‘끝’이 아니라 ‘다음’을 위한 시작이다. 더 나은 기회를 위해 이직하는 것도, 번아웃을 피하기 위한 휴식도 모두 존중받아야 할 선택이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떠나는지가 그 사람의 태도와 성숙도를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올바른 퇴사 문화는 조직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퇴사 후에도 인간관계는 이어질 수 있고, 추천인으로 남거나 향후 다시 만나게 되는 일이 많다.
떠나는 모습이 깔끔해야, 돌아보았을 때 부끄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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